치과기공계는 어느 직역보다 다사다난한 2012년을 보냈다.
틀니 보험화를 앞두고 기공료 분리고시 현안도 시급했건만, 집행부 내홍으로 화합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로 인해 일반 회원들의 불신이 높아지며, 소통은 어려워졌고 논란의 목소리는 커져 갔다.
7월에는 대한치과기공사협회(회장 손영석, 치기협)가 48년 역사상 최초로 협회장이 삭발을 하는 등 치과기공사들의 역할을 되찾기 위한 대규모 집회도 열렸다.
“언젠가는 겪어야 했을 다 지나가는 일”이라고 담담히 한 해를 돌아본 손영석 회장의 말처럼 2012년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이었기를 바라며 지난 한 해를 돌아봤다.
지난해 4월16일 개최된 치기협 제47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학술대회 관련 사건에 대해 협회 측이 해명하고 대의원들이 격론을 벌이며 긴 시간을 보냈다.
이날 참석한 대의원들의 발언에 따르면 치기협 임원들 중 일부는 학술대회 공금을 유용 및 횡령한 사실이 있으며, 이에 대해 총회 석상에서 손영석 협회장은 공식 사과했다.
결국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묻는 대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는 등 총회는 모든 안건을 제대로 논의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으며, 부회장 이하 임원들의 사퇴 역시 감사단 등에 위임 처리됐다.
대국민 집회 열고 “틀니제작 거부 불사” 선언
치기협은 7월부터 시행되는 노인틀니 급여화 제도에 ‘치과기공사의 틀니제작기공 행위점수’가 분리고시 되지 않을 경우 틀니제작을 전면 거부할 것임을 결의하며 1, 2차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1차는 6월5일, 2차 집회는 6월19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렸으며, 1차 집회 당시 손영석 협회장이 삭발식을 거행하며 단호한 결의를 보여줬다.
이후에도 손영석 협회장 등 회장단은 복지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복지부에 의견을 피력하며 기공료 분리고시 당위성을 주장하며 여름을 뜨겁게 달궜다.
유난히 악재가 많았던 치기공계에는 사건도 많았다. 치기공계가 가장 크게 한숨을 내쉰 사건은 역시 7월9일 열린 복지부 제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다.
기공계가 유례없던 대규모 집회 등 의견을 피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건정심은 ‘노인틀니 수가 치과기공료 분리고시’ 안건 서면심의 결과, 결국 부결키로 결정했다. 이에 관해 이후 치기협 내부에서는 책임을 묻는 파장도 커졌다.
금니 제조과정에서 나온 찌꺼기 금으로 금니를 제조해 치과에 납품한 치기공사가 검거됐던 사건도 화제가 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해 6월 금니를 제조하고 남은 찌꺼기 금들을 모아 금니를 만들고 실제 금니를 제작하기 위한 금 1500만원 어치를 빼돌려 금은방에 팔아넘긴 혐의(절도)로 치기공사 김모씨(33)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한 11월에는 치과기공사 불법 위임진료가 KBS를 통해 보도되며 논란이 됐다. 서울의 한 치과에서 치과의사가 아닌 치과기공사가 직접 진료 및 진단을 하는 현장이 발각됐던 것. 이로써 치과기공사들의 업무 범위도 도마에 올랐다.
제48차 종합학술대회 … 일반회원 목소리 높아져
기공료 분리고시가 부결된 가운데 창원에서 개최된 종합학술대회는 그만큼 파장도 컸다.
하지만 이날 김양근 경남지부 회장이 전국 16개 시도지부 경영자회를 대표해 분리고시 부결의 책임을 지고 사퇴를 발표했으며, 학술대회 개회식에서는 일부 회원들이 협회장 퇴진운동을 벌여 이목을 끌었다.
일반 회원들 중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치과기공인’으로 알려진 이들 단체는 ▲협회장 비밀 문건 발견 ▲건정심 기공료 분리고시 최종 부결 ▲협회장이 회원에게 내용증명 발송 등의 사건을 이유로 개회식장에서 레드카드를 들었다.
임시총회서 손 회장 구사일생
결국 코너에 몰린 치기협은 지난 8월25일 제48차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협회장 불신임 결의 안건에 대해 투표에 부치게 됐다.
상정된 협회장 불신임 결의 안건은 ▲대의원 총회에서 협회 임원 일괄 사퇴 및 재선임 후 협회의 총체적인 회무 불신 ▲노인틀니보험 정책사업 실패(직접수령, 분리고시, 시위) ▲일반회원 협회장 퇴진 탄원 서명 ▲시도회장 및 시도경영자회장 일괄 사퇴 등이 사유였다.
하지만 투표 결과 227명 재석(총 대의원 수 297명), 불신임 128표, 신임 99표를 얻어, 24표 차이로 재적수 2/3 이상인 152표를 넘기지 못하며, 손영석 협회장이 계속해서 임기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손영석 회장을 비롯한 치기협 임원들은 지난 11월4일 새누리당 정책팀과 간담회를 갖고 분리고시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등 치과기공사의 역할에 대해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협회는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 정책팀이 노인틀니 보험급여 제도의 문제점에 공감하고 국민에게 양질의 복지 혜택을 줄 수 있도록 개선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치기협은 11월24일 ‘치과보철물의 수리, 재제작 기준 마련’ 토론회를 열었다. 특히 치협과 힘을 합쳐 ‘리메이크 기준을 설정하는 특별 상설 심사위원회’를 개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져 향후 설립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