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어디를 다녀오셨습니까 … 미국치과의사학술대회(AADR) ①
[수필] 어디를 다녀오셨습니까 … 미국치과의사학술대회(AADR) ①
  • 정영복
  • 승인 2010.04.16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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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첫인상과 시간이 흐른뒤 인상 달라

▲ 맨해튼
[덴탈투데이/치학신문] 2010년 3월 3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미국 워싱턴(컨벤션 센터)에서 미국 치과의사 학술대회(AADR)가 열렸다. 학회가 시작되기 전에 미국 구경도 좀 할겸해서 어느 곳으로 갈까 고민 하던 중 미국의 간판도시 뉴욕으로 결정하고 10일간의 일정으로 뉴욕행 비행기를 탔다.

뉴욕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는 어리석은 질문을 누가 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한참을 고민해도 쉽지 않은 질문이지만 난 첫인상과 시간이 지난 후에 인상이 다른 도시라고 대답해야겠다. 케네디 공항에 도착한 것은 저녁 7시정도 한마디로 뉴욕이 왜이래? 하는 느낌이다. 인천공항에 비하면 오래된 공항이라서 그런지 좀 지저분하다는 인상과 규모도 작다는 느낌이 든다. 이런 약간의 으쓱함은 가이드의 멘트에 곧바로 제자리를 잡는다.

“이런 공항 이 7개가 더 있습니다. 그걸 전부 합쳐서 케네디 공항이라 부릅니다.”

시내중심가를 나와 숙소를 향하는 차안에서 멀리 맨해튼이 보인다.

“맨해튼…”

다음날 아침. 우리는 적절한 교통체증을 겪으며 맨해튼의 중심으로 향했다. 뉴스에 항상 나오는 단어들이 가이드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 월스트리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센트럴 파크, 브로드웨이, 컬럼비아 대학, 유엔 빌딩, 부르클린 다리… 그리고 멀리 보이는 자유의 여신상 등.

이 모든 것들이 여기 조그마한 섬 안에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건물들이 많다는 느낌 이외의 다른 큰 감동은 사실 없다. 역시 첫인상은 특별하지 않다.

가이드가 묻는다. 어디부터 보시겠습니까?

“911 테러 현장이요….” “바로 옆입니다.” 그러고 보니 바로 옆에서 땅파기 공사가 한창이다. 미국인들은 이곳에 또다시 바벨탑을 준비 중이었다.

화면에서 본 테러의 현장은 상당히 넓은 곳에 빌딩이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을 직접 보니 어떻게 이 좁은 곳에서 그렇게 높은 빌딩이 무너지면서 옆 빌딩에 부딪치지 않았을까? 의문이 생길 정도로 비좁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오르면 맨해튼을 자세히 내려다 볼 수 있는데 한국어 해설이 나오는 리시버를 빌려 돌아가면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은 추천 할만하다. 특이한 내용이 없을까? 열심히 듣고 있는 내게 리시버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맨해튼의 크기에 관한 비화이다.

원래 초기의 맨해튼은 지금의 크기에 비하여 30% 정도 작은 섬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건축 폐기물과 쓰레기들을 바다에 버리기 시작해서 지금의 크기로 커졌다고 한다.

또 하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업체들이 이 빌딩에 입주하기를 꺼렸다고 한다. 당시엔 제일 높은 빌딩이었고 너무 단기간에 만들어진 빌딩이라서 언젠가는 무너질 거라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우연히도 영화 킹콩을 이 빌딩에서 촬영하면서 순식간에 달라졌다. 킹콩영화를 본 외국 회사들이 앞 다투어 입주를 신청해 온 것이다. 참 세상 일이란게……

나에 가장 큰 기대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이었다.

동행한 분들은 뮤지컬에 관심이 없는 눈치였다. 어쩐다? 계속 우기는 수밖에, 뮤지컬 티켓을 예매해달라고 먼저 선수를 치고 저녁을 먹었다.

<오페라의 유령>. 한국에서도 본적은 있지만 10년 이상 이어진 정통 뮤지컬을 브로드웨이에서 본다는 것은 포기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그런데 이 역시 첫인상은…….

<오페라의 유령> 전용극장으로 들어서면서 이건 또 왜이래? 하는 생각이다. TV 화면에도 여러번 나온 극장이지만 내 상상 속에 극장과는 너무도 달랐다.

▲ 자유의여신상 앞에서

이러한 나의 오만은 뮤지컬이 시작되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틈을 보이지 않는 무대장식, 뮤지컬 배우들의 환상적인 연기는 다른 모든 것이 용서가 되는 순간이었다. 합~~.

숨 막히는, 황홀한 2시간이 순간처럼 지나고 극장에서 나와 다시 극장을 바라본다.

들어갈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여기서 잠깐.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볼 때는 굳이 1등석을 살 필요가 없다, 오히려 반값 정도의 2등석을 사는 것이 훨씬 현명한 것 같다. 우리나라의 뮤지컬 극장 같이 극장이 크지 않아서 2등석에서도 우리나라 1등석 정도로 무대와의 거리가 가깝다.

가격은 반값, 아깝다.

내일은 나이아가라 폭포로…….

AADR 참관기라 해놓고 모두 관광 이야기뿐이네. 아직 워싱턴은 가지도 않았다.[정영복(동작구치과의사회 회장)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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